뉴 스 명 : 스포츠투데이
등록일자 : 2000.12.13
등록시간 : 13:53 

  골프국가대항전인 월드컵에 출전했던 한국선수 및 단장이 대회기간 중 음주를 한 사건이 뒤늦게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13일 본보에 국제전화를 걸어온 아르헨티나의 한 교민에 따르면 “3라운드를 마친 뒤 한국팀 단장인 김재열 프로골프협회 전무를 비롯해 팀메이트였던 최광수(39·엘로드)와 박남신(41·써든데스)이 저녁식사 자리에서 술을 곁들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런 탓인지 한국선수들은 11일(한국시간)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GC(파72)에서 끝난 EMC월드컵 최종일 경기에서 최악의 경기를 펼쳐 7오버파 79타를 쳤다. 결국 3라운드까지 17언더파로 잘나가던 성적이 10언더파 278타로 마감됐으며 랭킹도 12위에서 공동 17위로 밀려났다. 샷을 번갈아하는 포섬플레이로 열린 이날 경기에서 최광수와 박남신은 샷과 퍼팅 난조에 시달려 스코어를 줄이지 못했다.

  경기를 지켜본 한 교민은 “물론 고온다습한 기후에다 4라운드에 심한 강풍까지 불어 스코어가 좋지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지만 이날 선수들의 컨디션은 전날과 너무 달라 술의 영향을 받은 것이 아니냐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특히 이 교민은 “단장으로 동행한 김재열 전무는 최종일 경기장에서도 술냄새가 풍길 정도였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한국선수들을 4일간 따라다닌 김영길씨(아르헨티나 외신기자협회 상임이사)는 “술을 마셨다는 얘기는 들었다. 그러나 한국선수들은 경기에 영향을 줄 만큼 마신 것 같지는 않다. 오히려 스코어에 영향을 미친 것은 바람이었다”면서도 “호흡을 맞춰야 할 선수들이 술을 마신 것은 어쨌든 경기에 임하는 자세는 아닌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한편 한국선수들은 이에 앞서 10월 제주도 핀크스GC에서 열린 아시아 지역 월드컵 예선전인 아시안네이션스컵 대회 중에도 음주를 한 사실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역시 팀메이트였던 최광수와 박남신을 비롯해 대회관계자 10여명은 3라운드를 끝낸 뒤 2위와 8타 차가 나자 술 파티를 하자며 폭음을 한 뒤 4라운드 경기를 힘겹게 치렀다는 얘기다. 이때 음주파문이 일었으나 협회(회장 김승학)는 이에 대해 아무런 제재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안성찬 golfahn@sportstoday.co.kr